여야는 11일 문재인 정부 시기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대북 사업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 등 야권 핵심 인사가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치권 연루 여부에 대한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촉구했고, 민주당은 아무런 사실 확인이 없는 정치공세라며 반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금감원 대상 국정감사를 벌였다. 오전 질의에서는 금리 인상 리스크·보험 사기 문제·내구제 대출 등 현안 질답이 주로 이어졌으나, 오후 회의에서 여당이 ‘전 정부 시기 대북 코인 사업’을 지적하자 야당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언쟁을 주고받았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 제기를 인용하며 포문을 열었다.
윤 의원은 “가상화폐 ‘이더리움’ 창시자 버질 그리피스가 2019년 평양 행사에서 대북 제재를 피하는 암호화폐 해외 송금 기술을 발표했고, 그리피스는 북한에 암호화폐 기술 전수 혐의로 징역 63개월형을 받았다”며 “그리피스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도 관심이 많았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미국 연방 검찰이 제시한 자료라면 사실 개연성이 높고, 만약 대북 코인 사업이 실제로 존재했고 정치권 인사가 연루됐다면 좀 큰 사건”이라며 “정치권과 연결된 코인 게이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라고, 가상화폐 관리감독기관 수장으로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복현 원장에게 당부했다.
윤한홍 의원도 “최근 불법 외화송금 조사를 했을 때 한 17조원 정도로 나왔는데, 미국 가상자산 거래 분석 포렌식 업체에서 자료를 받아보니까 북한 해킹그룹 전자지갑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약 749억 상당의 가상자산이 유입됐다”며 “태국에서 대북 코인을 발행해서, 보도를 보면 북한으로 흘러가기 위해 우회 송금의 방법으로 줬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윤한홍 의원은 이어 “김의겸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 의혹 관련) ‘수사를 하러 갔다온 것 아니냐’ 스스로 말했는데, 속된 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다’ 하는 그런 말”이라며 “2019년에 많은 행위가 있었는데 지금부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민주당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과도한 정쟁이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관련 ‘조금 미심쩍은 거래가 있었다, 외환 거래가 이상한 거래가 있었다’ 외에 실제로 확인된 사실이 아무 것도 없는데, 여기에 문재인·이재명·추미애 다 정치적으로 갖다붙이면 정무위가 정치 정쟁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무슨 근거라도 있으면 토론이 가능한데, 정무위 국감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정쟁으로 치우치고 전락하지 않게 어느 정도의 기본적 금도는 지켜야 되는 것”이라며 “아무 근거 없지 않나.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추미애 전 장관이 불법 거래에 무슨 연관이 됐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박재호 의원도 “어느 정권이나 대한민국을 위해 있는 건데, 꼭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돈을 퍼주는 식으로 이야기가 된다면 정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짚고 넘어가는 건 좋지만 전 정권에 모든 책임이 있는 양 밀어붙이고, 전 정권이 돈을 퍼주기 위해 존재했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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