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노조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 제정과 관련, “노란봉투법이란 용어로 통칭하나, 손배소송에 대한 제한을 가하자는 것”이라며 “재산권을 침해하는 쪽으로 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노란봉투법 관련 질문에 “노동권도 존중돼야 하지만 재산권도 중요하다. 저는 노동권을 기본으로 해서 재산권을 침해하는 쪽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란봉투법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을 문제 삼은 노 의원의 지적에 “노란봉투법이라고 하지만 노동조합법 2조, 3조 개정안”이라면서도 “일정 합의를 통해서만 (손배소가) 제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상당한 정도로 논의되지 않고서는 그 법의 입법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의 하청기업 경우 열악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 열악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게 노동조합법 2조, 3조의 개선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에서 별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에 노란봉투법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를 묻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없다. 이것은 현대 민법의 기본을 허물자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감 중엔 김 위원장의 발언 논란으로 여야 사이에 고성이 오가다 결국 정회되는 일도 있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 했던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다’, ‘반미반일민족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러다가 당사자인 윤 의원이 ‘그 발언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묻자 “저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딱 잘라서…”라고 답해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고성과 비난이 오갔다.
그 과정에서 ‘레드카드’와 ‘간첩’ 발언, 대통령 사과 및 위원장 사퇴 요구, 위원회 고발 의결 요구 등도 이어졌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빨간색 카드를 꺼내든 채 “처음에 사과하셔서 사과하실 줄 알았는데 사과를 안 하셔서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본다”며 “이 카드를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레드카드, 퇴장 의미다. 퇴장하라”고 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저런 분을 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초기에 커다란 과제를 맡길 인재가 그리도 없어서 저런 이력의 분을 임명했을까. 이건 대통령의 책임”이라면서도 “‘수령님께 충성하는 사람’이란 이 말을 인정하면 윤 의원이 간첩이란 말 아니냐. 간첩 의원이니까 윤 의원을 쫓아내든, 그 발언을 취소하지 않는 경사노위위원장을 쫓아내든 하지 않고선 국감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국감 증인과 증언에 관한 법률에 의해 김문수 증인을 거짓 증언에 따라 우리 위원회 의결을 거쳐 고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임명한 윤 대통령이 전체 의원한테, 특히 윤 의원한테 사과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합세해 “국회 증언법에 따르면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때엔 고발해야 한다. 고발이 선택사항이 아니고 우리 위원회와 국회의 의무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 고발을 의결해줄 것을 요구하고 그 고발이 의결된 뒤에 국감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국감에 임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민주당 위원님들 해도해도 너무하다”며 “만약 이재명 대표가 우리 보고 친일국방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우리도 모욕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김문수 위원장이 답변하려는 시점에서 차단됐는데 얘기를 들어보셔야 하는 거지 잘라서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는 건 옳지 않다”며 “절대적으로 상임위에서 김 위원장을 증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감사원 감사청구나 고발 등 조치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김 위원장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는데 넘어가 버렸다”며 “본인 의사가 어떤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 아닌가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의 발언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분명한 것은 논란 여부를 떠나 사적인 공간에서 (발언을) 한 것이 분명하지 않겠는가. 최근 우리 당의 정치적 방향이나 국방정책을 가지고 일본 쪽이 아니냐는 식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봤다”고 말했다.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자 급기야 환노위 위원장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전 위원장은 “행정실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그것은 증감법에 의한 국회를 모욕하는 경우라고 판단해 지금 계속 국감을 진행하는 것보단 국회를 모욕한 분명한 발언을 한 김 위원장에 대해 환노위는 어떤 처분과 조치를 결정하고 나서 국감을 진행하는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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