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사자인 정 비대위원장과 권 의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막무가내로 징계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20명의 명의로 정 비대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접수했다.
징계안에는 정 비대위원장이 국회법 25조 품위유지의 의무 및 국회의원 윤리강령 1호,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 2조 품위유지를 현저하게 위반해 국회법에 따라 엄중히 징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징계안을 제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진석은 대한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희생된 순직선열들의 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친일 국방’이라고 한 발언을 지적하면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등을 적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를 두고 “(정 비대위원장의) 이러한 망언은 일본 제국주의 당시 우리 역사를 조작했던 식민사관이 담긴 언어 그 자체라 판단했다”며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단의 한 명으로서, 이런 반민족적이고 반헌법적인 망언을 하고서도 국민에게 사과와 반성은커녕 자기의 주장만을 거듭하고 있어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의당과 함께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해 “혀 깨물고 죽지” 등의 발언을 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징계안도 이날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 16명과 정의당 의원 6명이 이름을 올렸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로 징계안을 제출했다.
류 의원은 징계안 제출 후 “막말정치, 시민을 모욕하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윤리위가 무겁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혀 깨물고 죽으라는 식의 폭언은 국회 내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합니까”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징계안이 제출된 후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전에 충분히 발언 맥락을 설명했는데도 막무가내로 징계하겠다고 한다. 네 징계하시라”라고 응수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퇴임을 불과 석 달 앞두고 탈핵 운동가 김제남을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임명했다”며 “이런 기가 막힌 인사농단 죄악을 제 징계로 가려보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고 욕설을 했다가 비판받자 ‘Government serve general G’라는 치졸한 변명을 내놨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이해찬 당시 당대표는 기자를 노려보며 ‘나쁜 자식’이라고 막말했다. 왜 이들은 윤리위로 가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손톱만한 윤리도 없는 민주당의 윤리위 제소는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이런 코미디는 우스운 것이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저를 징계하시라“라고 덧붙였다.
정 비대위원장도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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