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패소를 최종 수용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내년 초 전당대회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정인 국민의힘과의 갈등 장기화가 당심이 좌우하는 전당대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라는 것. 또한 이 전 대표가 가처분 패소에 불복해도 최종 승산이 낮은 데다 ‘성상납 의혹’ 관련 무고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몰리면서 당의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고려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16일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가처분 판결에 대한 항고 시한인 15일 0시까지 서울고법에 항고하지 않고 최종 수용하기로 했다. 여기엔 계속 당과 다투는 태세를 유지하면 내년 초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호 당원이 탈당하고 당심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향후 항고와 재항고 절차를 이어가면 전당대회 개최 시점인 내년 초에도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총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로 인해 차기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할 수는 없지만, 다른 후보를 지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에서 항고로 법적 다툼을 계속할 경우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추가 징계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성상납 의혹과 당 비난 등을 이유로 22대 총선 3개월 전인 2024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자칫 당 분란 장기화로 몰고 갈 경우 국민의힘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완전히 박탈되는 출당, 제명 등의 더 큰 중징계를 당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우호당원을 기반 삼아 전당대회에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당대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고 당원협의회에 대한 새 당협위원장 공모와 전국 단위 당무감사 준비에 착수한 점이 변수다. 전당대회 전에 당심을 좌우할 당협위원장으로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당원투표 70%와 여론조사 30%인 당대표 선출 규정이 어떤 방향으로 최종 결정될지, 차기 당대표 후보로 친윤 주자들이 단일화할지 등도 이 전 대표의 구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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