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카카오톡 메신저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이버 안보를 점검하기로 했다. 카카오 사태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독과점 이슈로 볼 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까지 간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당국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만드는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측이 언급한 것은 1월에 행정 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뜻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만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지배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지침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때 적용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가 확실하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TF를 구성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생활을 넘어서 안보 문제까지 위협하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큰 틀의 점검을 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까지 카카오 서비스는 완전 복구되지 않았다. 오후 3시 기준 카카오 주요 13개 서비스 중 완전 정상화는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4개에 그쳤고 카카오톡, 다음 포털, 카카오맵 등 9개는 일부 기능을 복구 중이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5.93% 폭락했고, 계열사의 주식도 1∼4%대 하락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