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어 9·19 합의 중대 위배되는 전방 포격 시위 반복
주한미군 MLRS 사격훈련·이달 말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 겨냥한 듯
북한이 18일 심야에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포격 도발을 강행했다. 앞서 14일 하루에만 새벽과 오후에 걸쳐 동·서해 NLL 이북의 해상 완충구역에 560여 발이 포탄을 퍼붓는 도발을 한지 나흘만에 9·19 남북 군사합의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반복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10시경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를 쐈다. 이어 오후 11시경에도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를 발사했다. 포탄은 모두 동·서해 NLL 북방의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한다. 해상 완충구역내 포 사격은 9·19 합의에 정면 위배되는 중대 도발이다.
북한은 14일에도 오전 1시 20~25분 황해도 마장도 일대에서 서해 NLL 이북 완충수역에 130여발의 포격 도발을 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심야에 최접적 지역의 잇단 기습 포격으로 충격 효과와 군사적 긴장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주한미군은 강원 철원 일대에서 9·19합의로 포병사격이 금지된 군사분계선(MDL) 5km 이남 지역에서 다연장로켓(MLRS) 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이번에도 이를 도발 명분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13일 군용기 위협비행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어 14일 동·서해 완충구역내 포격 등 몰아치기식 도발을 한뒤 15일 총참모부 명의로 “남조선군의 전방지역 포사격에 대응한 강력한 군사행동 조치”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날 오후 주한미군이 같은 지역에서 실시한 MLRS 사격을 트집잡은 것이다.
우리 정부의 도발 강경 대응기조와 이달말 대규모 한미 전투기 260여대가 참가하는 연합 공중훈련에 맞불성 시위로도 해석된다.
9·19 합의를 무력화하는 북한의 전방 포병 도발이 잇따르자 군은 최전방의 경계·대응태세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내 최전방소초(GP)를 겨냥한 국지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고 보고 감시장비 증강 운용 및 화력대기 태세 격상 등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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