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년 만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에 참여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빠졌던 공동제안국 명단에 복귀하는 것. 정부는 대북 인권 개선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작성한 유럽연합(EU)과 문안 협의 중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인권결의안 협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인권 문제 역시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서 원칙에 기반 한 일관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현 정부의 가치외교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가 2005년부터 채택해온 북한인권결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북한인권을 규탄하는 대북 압박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에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고 북한인권 개선 방안 역량을 결집시키는 역할도 해왔다. 통상 EU가 만든 초안을 주요국이 회람해 문안 협의 후 유엔 총회 산하 인권문제를 다루는 제3위원회에 제출하면 12월 중하순경 총회에서 컨센서스(만장일치)로 채택되는 것이 관례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쭉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왔다. 그러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연쇄 개최되고 북한과의 대화모드가 이어지던 2019년 “한반도 정세와 제반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이탈했다. 특히 지난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유엔 인권이사회를 탈퇴한 지 3년 만에 복귀해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음에도 우리는 불참해 “북한 인권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인 올해 4월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결의안 채택 당시 때도 공동제안국에 불참한 바 있다. 이에 국내외 대북인권단체들로부터 ‘북한 눈치보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5월 출범 이래 북한 인권 개선 의지를 강력히 밝혔다. 이에 5년 간 공석이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에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자리엔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김범수 사단법인 세이브NK대표를 추천하는 등 ‘인권 외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북한은 이번 북한인권결의안 상정 움직임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에 근거에 특정 국가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것이야말로 인권 침해이고 해당 국가 주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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