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의 동해 대잠훈련 당시 미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6000t)가 작전보안 문제로 대부분 훈련에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정보함은 훈련 당일 동해 인근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사진)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엠바고(보도유예) 방침을 어기고 훈련계획을 공개했다. 2017년 이후 5년여 만에 실시된 3국 대잠훈련이 야당 의원의 일방적인 훈련계획 선공개로 차질을 빚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미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는 지난달 30일 대잠 훈련에서 가상의 북한 잠수함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이를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10만3000t)을 비롯해 구축함 등 3국 해상전력이 함께 탐색하고 격멸하는 대잠탐지·자유공방전 등이 훈련의 핵심이었던 것. 하지만 소식통은 “중국 정보함이 3국 훈련구역 인근에 나타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아나폴리스는 대부분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은밀성이 핵심인 잠수함의 특성상 소음과 진동이 만들어내는 잠수함 고유의 음문(音紋) 등은 핵심 보안 사항인데, 이 정보들이 중국에 노출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 훈련은 독도에서 185km, 일본에서 120km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됐다. 이 일대까지 중국 함정이 접근한 것도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틀 뒤인 9월 30일부터 실시될 대잠훈련 일자, 장소 등을 공개하고 “독도에서 불과 150여 km 떨어진 곳”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출입기자단에 훈련계획을 사전 공지하고 3국이 협의한 30일까지 보도를 유예할 것을 요청했다. 훈련계획이 유출되자 미일 군 당국은 우리 군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훈련계획은 하루 전인 29일 발표됐다.
안 의원은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에서 이번 훈련을 사전 공개한 것에 대해 엠바고 사안임을 사전에 알았지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6일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선 김승겸 합참의장에게 “(한미 훈련에 비해) 유독 한미일 훈련에만 엠바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는데, 당시 김 의장은 “단순히 한미일 문제가 아니라 잠수함 전력은 어떤 전력보다 은밀성과 작전보안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강조됐던 것이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는 사항들이 있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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