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24일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나는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최측근 이모 씨로부터 8억4700만 원을 전달받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건넨 인물이다.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이날 “남 변호사가 ‘이거 동규 형 갖다주라’고 해서 8억4700만 원을 받아 전달했다가 1억 원은 다시 (남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며 “(유 전 직무대리에게 전달한 금액은) 정확하게는 7억47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전달해주라니까 전달해준 것이고 어디에 쓸 건지, 누구 줄 건지 이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김 부원장에게 이 돈이 전달되는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그냥 심부름한 것”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입건된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도 증거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받은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의미 있는 건 만든 사람(남욱)과 갖다준 사람(정민용), 전달한 사람(유동규) 세 명이 똑같은 이야길 하는데 왜 (김 부원장이) 부인하고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2월 유 전 직무대리에게 대선 경선 준비자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후 남 변호사가 조성한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 중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김 부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