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5일 여성가족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여가부 폐지를 두고 충돌해 감사가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개회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가부 폐지 세계적 망신’ ‘윤석열 대통령님! 여가부 폐지해도 지지율 안 올라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자리마다 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전적인 해체 적극 환영’이라는 피켓으로 맞섰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감사 시작부터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퇴장을 요청하면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사람이 장관으로 앉아서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국감을 받겠다는 것인가. 국회 기만이고 농락”이라고 질타했다.
양 의원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고한 유리천장과 일상 속 성차별도 여전하다”며 “군대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얼마나 답답해했느냐. 그런데 여가부를 산산 조각내고 해산시킨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막무가내로 여가부 폐지만 외쳐대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이것저것 할 게 없었나 보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국감장에 내건 피켓을 문제 삼으며 “저런 것을 들고 와서 시위하는 것이 국감장이냐”고 지적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그러면 같이 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며 신경전이 이어졌다. 조 의원이 “이렇게 해서 어떻게 여가부를 감사하냐. 장관을 퇴장하라니, 그러면 국민의힘 의원들도 다 퇴장하겠다. (감사를) 혼자 하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하십쇼” “나가세요”라고 응수했다.
점차 분위기가 격앙되자 조 의원은 “더 이상 국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장관을 퇴장하라고 하면서 도를 넘으면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개회 10여 분만에 여가위 회의 중단을 선포했다. 이후 국감이 속개한 뒤에야 김 장관은 인사말과 업무보고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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