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았지만 관심을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은 불발됐다. 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을 거부하며 사전 환담에도 불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3·9대선 이후 아직 정식 회동을 갖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과 환담을 나눴다. 통상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환담에는 여야 지도부가 함께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환담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두 번째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은 “바쁘신데 의장님께서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우리 대법원장, 헌재소장, 선관위원장, 감사원장이 나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 의장은 “우리 대통령님의 국회 방문을 환영드린다”면서도 “그런데 여의도 날씨가 (평소보다)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로 야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 이에 윤 대통령은 말없이 웃음을 지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짧은 악수를 나눈 것을 제외하면 대선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김 의장은 “정부를 비롯한 국회와 여야의 협력이 절실한 때”라며 “예산이 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회로서는 지혜롭게 살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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