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수절’ 3월14일로 변경… “미제 폭격에 산림 파괴됐다”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26일 11시 24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북한이 ‘식수절’(한국의 식목일에 해당)을 기존 3월2일에서 3월14일로 다시 변경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이는 김일성 주석이 한국전쟁(6·25전쟁) 시기 미군과의 전쟁에서 황폐화된 산림 복구를 지시했다는 1952년 3월14일을 근거로 한 결정으로서 주민들의 ‘반미(反美)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공식 명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25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식수절을 정함에 대하여’란 정령을 통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가 산림복구의 첫 봉화를 지펴준 역사의 날인 3월14일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식수절로 한다”고 밝혔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과 해당 기관들은 이 정령을 집행하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상임위는 3월14일을 ‘식수절’로 지정한 배경과 관련해선 “1952년 3월14일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가 미제(美帝)의 야수적 폭격으로 파괴된 산림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복구할 데 대한 교시를 준 역사의 날”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 때문에 산림이 망가졌는데도 그 책임을 미국에 돌린 것이다.

북한의 식수절 변경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당초 김 주석이 1947년 문수산에 나무를 심었다는 4월6일을 식수절로 기념했다. 그러다 1999년 김 주석과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모란봉에 올라 산림조성 구상을 제시한 것을 기념하면서 3월2일로 바꿨다.

북한에선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에너지난이 심각해지자 대규모 산지 벌목과 개간을 진행했고, 여기에 홍수·가뭄 등 자연재해까지 겹쳐 민둥산이 급격히 증가했다.

북한은 이후 2001년 김 위원장의 ‘산림조성 10개년 계획’ 발표에 따라 산림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아들 김정은 당 총비서 역시 집권 뒤 ‘모든 산을 황금산과 보물산으로’란 기조 아래 양묘장을 건설하는 등 국토관리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올해 3월2일 식수절엔 1만세대 살림집을 건설 중인 평양 화성지구를 방문해 전나무 2그루를 심기도 했다. 북한은 이후 김 총비서가 심은 전나무 주변에 1만여그루를 더 심고 기념구역으로 설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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