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대준씨의 유족들이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을 향한 무자비한 횡포”라고 맹비난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료 삭제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한 3명은 3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유감을 표명하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며 “왜 이제 와서 저런 말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이들이 한 오늘 기자회견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며 “내 동생이 북에 끌려가 총을 맞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그 시간에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청와대, 국방부, 국정원은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영민 전 실장은 첩보 등 생산된 자료를 청와대에서 만들지 않았다고 했는데, 유족들은 만든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보고를 받고 내 동생을 살리기 위해 구조 송환 등 어떤 노력을 했는지 말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박지원 전 원장은 국정원을 개혁하라고 간 것인데, 누구를 위한 개혁을 했냐”며 “국정원 첩보와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이행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에 대해선 “서훈 전 실장은 33년 동안 안보관련 일을 했는데, 자국민이 북한에 총살당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말을 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나 밖으로 나왔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면책특권을 말하는데, 대법원 판례를 봐도 분명한 사유가 있어야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밝히며 법적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이씨는 그러면서 “오늘 기자회견을 한 3명은 당시 첩보와 보고를 받았지만,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말이 없고 자기 변명 등 헛소리와 망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이것은 국민을 향향한 무자비한 횡포이고, 동생이 죽은 뒤 3년이 지나서야 이런 말을 쏟아내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2020년 9월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근무하던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가 실종됐다가 하루 뒤인 22일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진 뒤 불태워진 사건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2020년 9월23일 새벽 서욱 전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밈스(MIMS, 군사정보체계)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을 삭제했고, 국정원 역시 같은 날 새벽 첩보보고서 등 총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해 박 전 원장을 고발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