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전·현 정부의 엇갈린 주장이 관련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옮겨붙었다.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7일 국정조사를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시간끌기용 국정조사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농해수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 해수부, 대통령실, 감사원, 검찰 등에 대한 치밀하고 엄정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화살을 현 정부로 돌렸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는 전날(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원은 전날 국감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특별 취급 기밀정보(SI)를 통해 파악했고 SI 첩보에 ‘월북’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실종 공무원이 근무지에서 38㎞나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발견돼 월북 의사를 표명하는 등 자진 월북을 인정할 자료가 많았고, 근무 선박에는 1m 높이의 난간이 설치돼있어 숙련된 선원이 정지된 배에서 실족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이어 “실족했다 하더라도 사다리가 선미 좌우 측에 설치돼있어 표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음에도 최초 수사책임자 등의 항의를 무시하고, 월북에 부합하는 증거나 자료들을 배척하거나 탄핵할 만한 어떠한 증거나 자료 제시 없이 기존의 ‘자진 월북 판단이 잘못됐다’고 허위내용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사망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장례식을 해양수사부장으로 치른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해수부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이 업무수행과 관련해 사망한 때에 해양수산부장을 치를 수 있다”며 “해수부는 이 씨가 고의로 이탈한 것인지 실족한 것인지 등 업무 관련성을 따져보지 않은 채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함부로 인정해 국비 예산을 들여 해수부장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상식에 어긋난 해경 수사결과 번복과 규정에 어긋난 해수부장 결정, 절차에 어긋한 감사원의 보여주기식 감사와 무리한 검찰 수사를 통해 종북 세몰이를 하는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파헤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이를 두고 “민주당의 시간끌기용 국정조사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다수 의석을 이용한 수사 방해이자, 시간끌기용 국정조사 요구에 불과하다”며 “검찰 수사에서 모든 것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므로 그 결과를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지난 국정감사 내내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는데 해경이 윤석열 정부 들어 입장을 번복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번 감사원 중간발표에서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중간수사 발표에서 월북의 근거로 삼았던 증거들이 엉터리로 왜곡·조작된 것이었음이 드러난 만큼 이를 처음부터 바로잡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에는 수사 중인 사건의 경우 국정감사 또는 국정조사의 한계에 해당됨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이를 알고도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 특검을 요구한 것과 판박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만이 진상규명을 위한 정도임을 깨닫고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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