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최측근이자 국가정보원 2인자로 불리던 조상준 전 기획조장실장의 돌연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서 공개하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 국정원 인사·조직·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을 맡은 대통령 최측근이 임명 4개월 만에 사직한 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조 전 기조실장 사퇴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중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계속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 해서 본인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적인 것이라면 말씀 드릴텐데 개인적인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후임자 인선에 대해서는 “원래 기조실장 후보도 좀 있었고, 업무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게 신속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내부 인사갈등설’ 등 각종 소문을 보도한데 대해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라고 밝혔다. 김규현 국정원장과 조 전 기조실장 간 ‘파워 게임’을 벌였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자료까지 내며 선을 그은 것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런 문제로 정보기관이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자체가 부담”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김 원장과 신임 기조실장 중심으로 향후 인적쇄신을 포함해 내부 개혁의 폭을 더 넓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임으로는 김남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조 전 실장이 김 원장과 아무런 상의 없이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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