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이상민 장관에 “책임회피”-“언행 조심해야”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31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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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책임 없다’ 태도로 국민 분노”
김기현 “언행 조심해야”

여야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회피”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국민의힘도 “책임감 있게 사안을 들여다 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정부 당국이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를 보여서 국민을 분노하게 해선 안 된다”며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모든 게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마치 책임을 회피하는듯한 발언이라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을 직접 겨냥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황당한 수준”이라며 “참사가 계속 발생하는 것을 감내하겠다는 의지인지, (발언) 내용의 진위를 알기 상당히 어려운 정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시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이야기를 던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 장관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사람이 10만 명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하거나 현장에서 사람이 밀집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소홀했던 것”이라며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에서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는 생각”이라며 “조금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무겁게 이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민이 들으시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습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병력 배치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문제와 한계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논란성 발언을 옹호만 할 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은 먼저 나서서 바로 잡자는 취지의 비판”이라며 “경질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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