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올해는 왜 안전 대책 없었나” 소방 “화재만 중점뒀다”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31일 15시 56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31일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인근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사고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박홍근 원내대표, 최고위원들과 함께 곧바로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와 사고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게 당시 상황 보고를 받고 핼러윈 행사 전 안전대책 유무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대표는 “전년에는 (핼러윈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더 적다고 알고 있는데 전년에는 통제가 된 거로 알고 있다. 차량과 사람이 뒤섞이지 않도록 통제됐다”며 “이번에는 통제할 계획이 있었냐”고 물었다.

최 서장은 “없었다. 저희 안전계획상에는 차도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그런 안전 계획, 대책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연히 계획이 있었으면, 인력이 부족하면 충원해서라도 막았을 텐데 계획 자체가 없었으니 처음부터 뒤섞이게 방치돼 있었던 거다. 그게 첫번째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서장이 “(올해는)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워낙 인파가 많았다”고 하자 이 대표는 “사람이 많으면 질서 유지가 포기되는 것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에서의 핼러윈 행사가 연례 행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안전대책 수립이 왜 안 됐는지를 재차 물었다.

그는 “(사고 당일은) 이게(핼러윈 행사) 이틀째였다는 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가) 많아지는 게 예측이 되는데 왜 차도와 인도 분리도 안 하고, 진입 인원 통제도 안 하고 왜 못했을까”라며 “기본계획서에 당연히 (대응 방안이) 있었을 거로 보이는데”라고 했다.

최 서장은 “소방 안전대책상으로는 화재에 중점을 뒀다. 의용 소방대원을 12명씩 근무조에 편성했는데 제가 (29일) 오후 7시5분에 도착해보니 12명 가지고는 턱도 없었다. 진입도 못하고 순찰도 못하고”라며 “종합적인 안전 대책에 그런 게(응급 상황 대처) 들어갔어야 했는데 저희가 그 부분을 채우지 못한 거다. 화재에만 중점을 맞췄으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파가 많으면 전 직원을 동원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사상자들 줄일 수 있었는데 그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 대표와 지도부는 사고 현장 방문에 앞서 합동분향소를 찾아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헌화한 뒤 짧은 묵념을 했다.

합동분향소 단상 위에는 사망자 수와 같은 154송이의 흰 국화꽃이 올려져 있었고 한 켠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 명의의 근조화환이 나란히 놓였다.

당 지도부는 이어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공간으로 가서 각자 국화 한 송이씩 헌화했다. 그리고는 일렬로 서서 재차 굳은 표정으로 짧은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민주당은 박찬대 최고위원을 본부장으로 하는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를 당내에 설치하고 사고수습과 희생자 추모, 원인규명 및 재발 방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에 왼쪽 가슴에 ‘추모’ 리본을 달고 참석했다. 그는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당연히 사후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 당국 역시도 이 점에 집중해서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 이런 태도를 보여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것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데 집중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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