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도 높은 위협과 비난 담화를 냈다.
박정천 비서는 1일 밤늦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 비서가 언급한 ‘특수한 수단’은 지난 9월 말부터 보름간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한 전술핵운용부대의 탄도미사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수한 수단’이 사용될 경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박 비서는 한미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진행하는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동원된 전투기 대수와 훈련 규모를 보나 지난 1990년대 초 이라크를 침략할 때 사용한 작전명인 ‘데저트 스톰’의 명칭을 본뜬 것에서나 이는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 훈련”이라며 “대단히 재미없는 징조”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반도(한반도)는 다른 지역처럼 미국의 군사적 허세가 마음대로 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군사적 준동으로 조성된 조선반도의 현 불안정 상황을 엄밀히 주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더 이상 군사적 객기와 도발을 용납할 수 없다”라며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박 비서의 담화는 북한이 지난달 31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심야 담화’를 낸 데 이어 이틀 째 이어진 심야 담화다. 두 담화 모두 0시가 가까운 시간에 발표됐다. 담화의 명의로 봤을 때 점차 위협과 비난의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한미의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대해서는 ‘군사적 대응’ 없이 ‘말 폭탄’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9월과 10월에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때는 무력 도발로 맞불을 놓은 바 있다.
다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제외하면 북한군 서열 1위인 박 비서가 ‘특수한 수단’을 언급하면서 위협의 수위를 높인 것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이번 담화가 우리시간으로 심야에 발표된 것은 미국 워싱턴의 ‘일과 시간’에 맞추려는 의도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
두 담화에서 모두 미국이 최근 발간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종말 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비난하는 것으로 봤을 때 북한은 일련의 담화를 우리 정부보다 미국에 대한 경고와 위협에 방점을 맞춰 발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비서는 “미 국방성은 우리 공화국의 ‘정권 종말’을 핵전략의 주요목표로 정책화했으며 괴뢰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남조선 군부호전광들도 우리가 핵을 사용하는 경우 정권을 전멸시켜야 한다는 헷뜬 망발을 했다”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과 남조선의 광기를 띈 그 ‘군사놀이’와 도발적인 망언들이 중단돼야 한다”라며 “허세를 부리기 좋아하는 미국과 남조선의 책임 있는 자들은 저들의 체면 관리가 중요한지 자국의 안전이 더 중요한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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