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애도기간(5일)이 끝난 6일 ‘흥국생명 콜옵션 포기’ 사태를 꺼내들며 ‘민생’ 키워드를 강조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참사 책임론 관련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본인은 경제와 민생을 언급하며 정부·여당에 “머리를 맞대달라”며 ‘협치’ 주문하는 ‘투트랙’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흥국생명보험의 콜옵션 미행사 문제를 언급하며 “연쇄 부도 상황을 전제하고 어디가 어떻게 무너질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김진태발 금융위기’에 더해 최근 흥국생명의 ‘콜옵션 포기’로 자금시장이 더욱 얼어붙으며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흥국생명의 ‘콜옵션 포기’는 기업 입장에선 합리적 선택이나, 5년 지나면 돈을 갚을 것이라는 신뢰가 깨졌다는 점에서 채권 시장 전반에 불똥이 뛸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정부·여당의 종합 대책도 촉구했다. 그는 “둑이 무너질 때마다 하나하나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백하다. 정부는 김진태발 금융위기로 국내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외화채권 발행 확대를 추진했으나, 흥국생명 건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은 물가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는데 정부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는 단기적 대책 그 이상을 넘어설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대표는 “정부는 부디 ‘경제 올인’ 국정으로 위기 극복에 머리를 맞대 달라”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민주당은 민생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는 이태원 할로윈 참사 관련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끝까지 지적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당 대표는 민생과 경제 키워드를 내세워 할 일은 하는, 유능한 제1야당 이미지를 굳히려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된 만큼 민주당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책임론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국가애도기간을 끝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임기 반년 만에 인사, 외교, 경제, 안보 참사, 그리고 너무나 충격적인 대형 안전 참사까지, 이토록 단기간에 연이은 참사와 실정으로 국민에게 큰 상처와 불안감을 안기고 국격을 수직하락시킨 정권이 과연 있었나”라며 현 정부를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도 비판했다. 그는 “사과는 진정성이 충분히 전달되고 공감가는 것이어야 한다”며 “종교행사 추도사를 빌려 내놓은 윤 대통령의 뒤늦은 사과를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했다.
당 내 이태원 참사·수습 대책본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조사와 더불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한 책임자 문책 등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본부장을 맡은 박찬대 최고위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 정한 추모기간이 끝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시간이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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