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퇴임 후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한 쌍을 국가에 반환하겠다며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위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해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이는 윤석열 당시 당선인과도 회동에서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에 따라 행안부는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후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재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며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고 말했다.
비서실은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 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며 “큰 문제도 아닌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현 정부의 악의를 보면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풍산개들을 양육했고 ‘곰이’가 근래 입원해 수술하는 어려움도 겪어 풍산개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무척 섭섭하지만 6개월간 더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며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잘 돌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2마리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5일 정부에 전달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월 250만 원에 달하는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자,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들은 법상 대통령기록물인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도로 데려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풍산개 2마리, 곰이와 송강이를 선물 받았다. 이후 곰이는 7마리 새끼를 낳았고 그중 6마리가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청와대를 떠난 문 전 대통령은 곰이와 송강 그리고 새끼 ‘다운이’와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왔다.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받은 선물은 생물·무생물, 동물·식물 등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국가가 소유하게 돼 있다. 다만 올 초 관련 법령 개정으로 다른 ‘기관’이 맡을 수도 있게 됐다. 전직 대통령도 일종의 기관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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