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두 마리를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7일 밝혔다. 풍산개 관리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반환한 건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전현직 대통령 간 ‘풍산개 공방’이 빚어졌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반려견은 키우던 사람이 계속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문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다만 현행법상 정상 간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5월 9일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과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후 행안부는 후속 절차로 대통령이 받은 동식물 선물은 키우던 전 대통령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개정안이 6월 이후 국무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결국 반환을 결정한 것.
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로 책임을 돌렸다. 비서실은 “행안부가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며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재입법예고하겠다고 알려왔으나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겉으로는 호탕하게 ‘데려가서 키우셔라’라고 해놓고, 속으로는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것은 대통령실”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예전부터 기르던 수컷 마루와 암컷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다운이’는 저희 비용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에 있을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는 것. 국민의힘에서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사료 값, 사육사 비용 등을 세금으로 지원받지 못하니까 강아지를 파양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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