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일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쐈다”… 軍 “사실과 다르다” 일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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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정찰위성-레이더에 포착 안돼”

북한군이 사상 첫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쏜 당일(2일) 우리 군의 공대지 대응 사격에 맞서 울산시 인근 공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7일 주장했다. 우리 군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대남 도발 위협을 과장하고 긴장 고조를 노린 ‘기만전술’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2∼5일 진행된 대남 군사작전들이 계획된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으며 고도의 작전수행 능력이 만족하게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일 적들이 남조선 ‘영해’ 가까이에 우리 미사일이 낙탄됐다고 주장하며 공중대지상유도탄과 활공유도폭탄으로 우리 측 공해상에 대응 사격하는 망동을 부렸다”며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km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 타격을 가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략순항미사일의 발사 및 비행 장면을 공개했다. 당시 아군 전투기가 동해 NLL 이북의 북한 공해상으로 슬램이아르(SLAM-ER) 공대지미사일 2발과 스파이스-2000 정밀유도폭탄 1발 등 3발을 대응 사격하자 한국 최남단을 겨냥한 핵타격 위협 과시로 맞받아쳤다는 얘기다.

군은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시 정찰위성과 레이더 등 한미 감시망에 남쪽으로 비행한 순항미사일의 비행궤적이나 항적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 군 관계자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쐈다면 첫 상승 단계에서 위성에 포착되고 남쪽으로 향하는 동안 일부라도 항적이 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허위 주장으로 기만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사진 조작 등으로 도발 사실을 눈속임하거나 왜곡한 전례가 적지 않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자국 영역에 쏘고서 울산 인근으로 발사했다고 거짓 위협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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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울산 앞바다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2일 발사했다고 주장하자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일축했다. 일종의 기만전술로 본다는 것. 앞서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속초 앞바다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고, 우리 군은 공대지미사일을 NLL 이북 동해상에 투하하며 맞대응했다. 그러자 북한이 한술 더 떠 남한 최남단까지 기습 핵 타격 능력을 실증했다며 허위 주장을 들고나왔다는 것이다.
○ 軍 “北 공개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니다”
북한 총참모부는 7일 노동신문을 통해 2일부터 5일까지 펼친 군사작전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응 군사작전들은 계획된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2일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km 사거리로 울산 앞 80km 부근 공해상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대목. 총참모부는 미사일 발사 사진과 탄착 지점의 위도, 경도 좌표까지 제시했다.

우리 군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순항미사일 발사 지점을 특정하는 건 쉽지 않지만 남쪽으로 날아오면 그린파인레이더나 피스아이(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이지스함 등 정찰자산에 포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찰위성 등 미 측 정보까지 종합하는 과정에선 항적이 파악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초저고도로 비행경로를 바꿔가며 요격망을 회피하는 순항미사일 특성상 우리 군이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3일 발사한 미사일을 ‘화성-17형’ 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3일 발사한 미사일을 ‘화성-17형’ 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7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 추정 미사일의 탄두부 모양이 기존보다 뭉툭한 형태라 전자기충격파(EMP) 탄두부를 탑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신문 뉴스1
7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 추정 미사일의 탄두부 모양이 기존보다 뭉툭한 형태라 전자기충격파(EMP) 탄두부를 탑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3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종을 두고도 당시 우리 군의 판단과 이날 북한의 공개 보도 내용이 엇갈렸다. 앞서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했던 군 판단과 달리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은 화염 분사구(노즐)가 2개 달린 ‘화성-15형’이었다.

북한은 또 미사일 기종은 언급 없이 “(3일)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 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은 탄두부 모양이 기존보다 뭉툭한 형태라 전자통신 장비의 내부 회로를 태워 복구 불능으로 만드는 전자기충격파(EMP) 탄두부를 새로 개발해 탑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오늘 북한 공개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미는 북한이 발사한 ICBM이 비정상으로 비행한 것에 대해 (북한이) 보도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북한이 정상 발사에 실패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ICBM 기종을 거짓으로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 기능·목적 다른 탄두 3종 언급, 재래식 도발 옵션 다양화
이날 북한은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EMP로 추정되는 특수기능전투부 이외에도 지하침투전투부(지하관통탄), 산포탄전투부(분산탄) 등이 장착됐다고 주장했다. 핵 무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도발 옵션까지 다양화하는 움직임을 노골화한 것. 목표물을 타격할 때 자탄(子彈)이 분산되는 산포탄전투부가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와 초대형방사포(KN-25)에 장착됐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울산 앞바다#순항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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