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아 키우던 풍산개가 이미 양산 사저를 떠나 동물병원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8일 “사저 방문 후 인도 절차를 거쳐 대구 경북대병원 산하 동물병원으로 갔고, 입원 후 검진 등 건강 상태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기록관은 풍산개를 키울 위탁기관을 협의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으로부터 받은 판다는 에버랜드로 옮겨졌다.
앞서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일 풍산개 반환 의사를 행안부에 전달했다.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받은 선물은 생물·무생물, 동물·식물 등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국가가 소유하도록 돼 있다.
문 전 대통령측이 사실상 파양 통보를 한 것은 월 250만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이견이 생긴 때문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 양육을 포기했다는 소식은 영국 BBC 등 외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BBC는 문 전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개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현 정부와 전 정부간의 이견 때문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지만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며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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