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인 소방대원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민주당 의원,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소방대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며 “참사 현장을 직접 겪으면서 소방대원 여러분의 상처도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사후 수습과 심리 치료도 충실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책임의 크기는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지는 게 도리”라며 “그런데 그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하고 애쓴 분들에게 떠넘기는 일들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대참사에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들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도 그렇게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참사 당일 구조 현장을 지휘하고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참석했다. 최 서장은 업무 현황과 당시 상황을 보고한 것 외에는 수사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일선 소방관들은 현재 수사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진철 행정팀장은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 팀장은 이어 “어제부로 입건에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다. 내용을 보면 너무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걸어 넘긴다”며 “부탁드린다. 저희는 할 만큼 다 했다.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다.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들은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뿐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서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사건 자체가 왜곡되지 않게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걸맞은 책임이 부과되게, 억울한 피해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7일 최 서장을 비롯한 6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최 서장이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게 특수본의 설명이다. 특수본은 8일에도 경찰·용산구청·소방·서울교통공사 등 55개 장소에 수사관 84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최 서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45점을 압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