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에 ‘유실된 주민 사체 송환’ 통보…北은 ‘무응답’

24일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에 마련된 선전마을에서 북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2022.10.24 뉴스1

통일부는 11일 지난 7월 임진강 하류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추정 여성 사체를 송환하겠다는 대북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으나 북한 측은 접수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무응답’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통일부는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해당 주민의 사체 및 유류품을 오는 17일 판문점에서 북측에 인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한적십자사 회장 명의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려 하였으나 북측이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인수 의사를 밝힐 경우 통일부는 판문점을 통해 북한 주민 추정 사체와 유류품을 북측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여성 사체는 지난 7월23일 경기도 연천 임진강 군남댐 하류변 수풀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평상복 차림으로 상의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이 담긴 배지(초상휘장)를 달고 있어 북측에서 유실돼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등 수사당국은 전날(10일) 통일부에 이 사체가 북한 주민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시신은 고도로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부검을 진행했고, 경찰은 ‘김일성·김정일 초상 배지’를 착용한 점으로 미뤄 북한 주민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지 외 북한 주민으로 추정할 다른 유류품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처럼 경찰 조사 결과 사체가 북한 주민으로 판단되면 북한주민사체처리지침에 따라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 지난 2010년 이래 북측으로 인계된 북한 주민 사체는 총 23구로, 가장 최근 사례는 2019년 11월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통상 주민 사체 인계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하루, 길게는 엿새 만에 답변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봉쇄와 경색된 남북관계 등을 고려하면 북한이 ‘무응답’으로 사실상 사체 인계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올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방역협력 제안, 임진강 북한 측 저수지 방류시 선통보 요구,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 제안 등과 관련한 대북통지문에도 모두 접수 여부 자체를 밝히지 않으며 무응답으로 일관한 바 있다.

이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상대 측 주민에 대한 사체 인도와 관련한 사항은 그동안 남북 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사항”이라며 “이번에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실무적 성격의 조치”라고 언급했다.

한편 북한은 공민증 등 북한 주민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없으면 사체 인도를 거부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과 2019년 발견된 사체 각 2구와 1구는 북측의 무응답으로 인계하지 못하고 우리 정부가 자체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