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역 사고‘…野 “정부가 증원 안해줘” 與 “코레일 사장 사퇴”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1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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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1일 최근 빈발한 철도 노선 사고에 관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질타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질타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코레일에 대한 직접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그가 노사 문제를 지적하자 야당 위원들은 규탄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오봉역·영등포역 등 최근 철도 사고 관련 현안보고를 열었다. 야당 측은 근무조 인원 편성, 여당 측은 코레일 경영진 무능과 노동조합 책임론을 조명했다.

철도 사고 주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는 ‘텅레일(tongue rail, 분기점에 길을 바꿀 수 있도록 된 레일)’과 선로분기기 파손 점검 등 안전조치 문제는 여야가 함께 공세를 폈다.

먼저 야권은 근무 인력 부족 문제에 힘을 쏟았다. 오봉역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는 2인1조로 화차연결·분리작업 도중 참변을 당했다. 이에 3인1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인1조로 하면 작업시에 선로를 뛰어다녀도 커버가 안 될 정도라고 수없이 제기됐고, 이 죽음은 필연이었다”며 “노사 합의로 용역결과로 1865명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국토부와 기획재정부가 한 명도 지원 안 해줬다”고 했다.

오봉역이 위치한 경기 의왕이 지역구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에는 3인1조로 작업했는데, 2020년에 인력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3개 조를 4개 조로 늘려 조당 인력이 부족해져 2인1조로 계속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국토부를 질타하며 “이런 현장에서 노동자가 일하게 해놓고 무슨 작업 태도를 어떻게 바꾸라는 건가”라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도 “현장 인력이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 아시나. 하루에 2만 보씩 걷는다. 그래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2023년 관제인력 177명을 요구했는데 1명 받아들여졌다”며 “안전 인력 추가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는 한편 코레일 노조가 3인1조 편성을 어렵게 만들고 자동화 등 근로환경 개선을 막아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해 11월 임명됐다.

박정하 의원은 나 사장에게 “인력 충원이 먼저인가 자동화 기계화가 먼저인가. 지금처럼 인력 충원이 계속돼야 하고 노조가 반대하면 어떻게 달성하나. 말로는 구조조정하고 현실적으로는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하고, 원칙도 소신도 없는 것”이라며 “사장님이 오고 나서 중대사고가 엄청 늘었고, 4건 사망 사고 책임을 어떻게 지시려고 그러나. 시원하게 그만 둔다는 소리를 왜 못 하나”라고 사의 표명을 촉구했다.

유경준 의원은 “매뉴얼이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 가는 과정이 (코레일) 노사 담합에 의해서 2018년부터 3년째 시범사업 중이라는 건데, 국토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며 국토부 감독을 촉구했다. 원 장관은 “오봉역은 사고 위험이 많아 3인1조를 확보해야 하는데, (노조가)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현재 형태(2인1조)로 바꿔버린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마지막 순서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믿고 맡기신 정무직이다. 대통령이 그만 두면 정무직은 그만 두는 게 상식이고 예의인데 도대체 예의와 상식이 없어졌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한편 여야는 안전 조치 미흡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분기 텅레일 파손을 코레일은 몰랐다 이렇게 되는 건데, 텅레일이 파손된 것을 미리 알았으면 사전조치가 가능했고 따라서 사고가 안 났을 것이다. 왜 텅레일 파손을 몰랐나”라고 따져물었다.

나 사장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점검 주기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점검과 점검 사이 공백기간에 사고가 날 수 있다면, 점검을 수동이 아닌 자동 방식으로, 최신 센서 기능을 활용해서 자주 하면 사고가 안 날 것”이라며 서울메트로 수준의 자동화 장비 도입을 촉구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영등포역) 텅레일이 왜 파손됐나. 내구 연한이 있고 교체 주기가 있고, 교체 주기 중에 중간점검을 하는데, 사고 텅레일에 대한 보고서가 있나”라고 따져묻고 “(오봉역) 선로분기기가 잘못 작동돼 사고가 났는데, 봐도 몰랐나”라고 했다.

나 사장이 “신호기는 정상 작동했고, 조사 중에 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철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얘기”라며 “분기기가 A로 돼있으면 A로 들어가고 C로 돼있으면 C로 가야 되는데 차량이 거꾸로 간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순서였던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 말에 동감한다”고 입을 뗐다.

원희룡 장관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 과정에서 우측에 앉은 나희승 사장을 겨냥해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에 허영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책임에서 장관님과 차관님이 자유롭지 못한데,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건 스스로에 대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김민기 위원장도 원 장관에게 “격한 감정이 있다 하더라도 슬기롭게 답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옆에 두고 같은 정부 조직에서 ‘하는 일이 없다’는 좀 과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원 장관이 다음 질의에서 “철도공사 노사가 제대로 일을 안 하는 데 대해 통탄한다. 코레일은 노조의 것도 사장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입장을 다시 내자 김민기 위원장은 “민망하다. 국민이 느끼기에는 모든 사고가 ‘사장 바꾸면 된다’ 이렇게 말씀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다시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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