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소속 캄보디아와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양국 관계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세안 중심성’은 아세안 소속 10개국이 역내 협력을 아세안이 주도해 나간다고 하는 핵심 원칙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정부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한-아세안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아세안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두 정상은 올해 한-캄보디아 재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더욱 확대·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캄보디아 남부 칸달주 아레이 크삿 인근에 건설될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 달라는 훈 센 총리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활발한 개발 협력이 캄보디아의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한-캄보디아 이중과세방지협정, 올해 12월 발효를 앞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양국 간 무역·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의 엄중한 한반도 정세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 정차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캄보디아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훈 센 총리는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아세안으로서도 가능한 지원과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훈 센 총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와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2022년-2027년 한-태국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양국은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6개 중점 분야(정치·안보, 녹색경제, 미래산업·교역, 보건, 지속가능한 발전, 인적 교류)에 걸친 양국 간 협력 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대통령실은 향후 새로운 양국 관계 도약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차를 포함한 첨단 부문 공급망 안정을 위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같은 협의체를 통해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태국 내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기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쁘라윳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올해 양국간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지 10주년이 됐고, 내년은 수교 65주년”이라며 “양국 관계가 한층 더 확대 심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태국은 70여년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시아 최초로 파병 의사를 밝히고 6300여 명의 병력을 지원해 한국의 자유와 평화 수호에 도움을 줬다”며 “특히 총리께서 지휘관을 지낸 바 있는 바로 21연대가 그 당시에 ‘리틀 타이거’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용맹을 떨쳤다. 한국 국민은 태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태국 양국은 역사적 경험과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우방으로서 다양한 분야의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이번 ‘2022년-2027년 한국-태국 공동 행동계획’ 채택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층 더 확대심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왕님과 총리님을 비롯해 태국 각계에서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태국인 희생자도 한 분 있는데, 저희들이 잘 챙기고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총리님의 리더십 하에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며 “엄중한 한반도 정세와 여러 가지 외교 일정으로 제가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만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할 한덕수 총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한-태국 관계의 경제 협력에 크게 기여하고 또 APEC 토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대통령님을 처음으로 뵙게 되어 매우 반갑다”며 “지난 10월29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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