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간 野, 참사 국정조사 서명운동… 與 “의회주의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2일 03시 00분


장외투쟁 ‘국정농단 사건’후 6년만… 이재명 “경찰수사 기다릴때 아냐”
與, 李리스크 언급 “본인 지키기”
“제2의 세월호화 정략적 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여의도역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여의도역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를 밀어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밖으로 나섰다. 범국민 서명운동을 통해 국정조사, 특검에 반대하고 있는 여권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이후 6년 만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제2의 세월호를 만들겠다는 정략적 의도”라며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 민주당 “전국에서 서명운동 시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1일 여의도역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특검추진촉구 범국민 서명운동'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1일 여의도역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특검추진촉구 범국민 서명운동'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당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정조사, 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위임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제 우리는 슬픔과 분노를 간직한 채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정조사보다 검경의 수사가 먼저”라는 여권을 겨냥해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참사 희생자인 배우 고 이지한 씨 모친의 편지도 공개했다. 이 씨의 모친은 편지에서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 때 이것을 고마워해야 하나, 아님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 해줬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를 받진 않았을 텐데”라고 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성역 없는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사 진상 규명과 법제도의 개선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와 함께 독자적인 특검이 병행되면 성역 없는 책임 규명이 가능해지고 국민의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2일에는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서울시당 차원의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당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시도에서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전국을 순회하는 ‘서명운동 홍보버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통해 국정조사, 특검 관철은 물론이고 정치적 명분까지 얻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서명운동 종료 시점과 관련해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태도에 따라 (기한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서명운동과 원내 협상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 당 차원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 집회 참석 등 장외투쟁의 수위를 높일지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명운동과 관련해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으로 봐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 與 “제1당, 의회주의 포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런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힘은 “제1야당의 의회주의 포기”라고 날을 세웠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 의회주의와 민주정당임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경제가 어려워지고 외교안보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 (원내) 제1당이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풀어야지 집권했던 당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국민에게 버림받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시키고 정치 쟁점화해 ‘제2의 세월호’화하겠다는 정치적, 정략적 의도는 국민들로부터 동의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언급하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누구를 위해 특검까지 거론하는 것이냐.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대표) 자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아수라 같은 이 대표의 탄핵이 먼저”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맞설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주 원내대표 주재로 14일 중진 의원 릴레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장외투쟁#이재명#참사 국정조사#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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