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생각합시다” 이진복 한마디에 예결위 발칵…野 “협박하냐”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14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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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원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MBC 전용기 배제와 관련된 질의응답 도중 나온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좋게 생각합시다” 한마디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협박하느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MBC를 배제한 것은 다른 언론들을 길들이기한 게 아니냐. 국민을 바보 취급하나”라며 “6개월 만에 너무 많은 것을 봤다. 사고치고, 엉뚱한 철학 등을 보면서, 국민이 너무나 피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진복 정무수석은 “(언론을 길들이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두고 봐도 될 것”이라며 “그런 프레임으로 자꾸 공격하지 말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고 답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뭐라고요”라며 “지금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한테 좋은 쪽으로 하라고 훈계하는 것인가. 지금 여기서 장난으로 얘기하는 줄 아나. 뭐 하는 태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지금 대통령실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언론 탄압이자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있어서 얘기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오면 비서실장과 상의해서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건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수석은 이에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지 않느냐”라며 “저희도 충분히 조심하면서 하겠다. (의견은)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민주당의 항의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은 “정무수석이 얼마나 고도의 절제가 필요하고, 균형감이 필요한 자리냐”라며 “질문에 기분이 나쁘고, 거슬린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실을 대표해서 온 수석이 지금 협박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윤영덕 의원은 “정무수석의 발언은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국회를 대하는 대통령실의 인식이 담긴 것”이라며 “국회 자체를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정일영 의원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합시다’, 이는 ‘맞먹고 싸우자’는 얘기밖에 안 되지 않느냐. 국회의원한테도 그런 식으로 답변하는데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 대통령실이냐”며 “사과와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우원식 위원장은 “아주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며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오만방자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말이 짧다 보니 거칠게 표현됐다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정무수석의 발언은 듣는 분의 입장에서 불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비속어도, 막말도 아니다”라며 “국무위원을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사실관계를 추궁하는 것은 좋지만 죄를 지은 범인도 아닌데 윽박지르고 강요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이전 정부에서 국회에 출석한 국무위원 등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습들을 보였지만 사과 발언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며 “오늘 일에 대해 유감 표명과 죄송스럽다는 표현이 있어서 그나마 국회가 진일보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이나 공무원에 대해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공격이나 과도한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국회로 보냈지만, 그런 권한까지 부여해서 국회로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은 품격 있게 질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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