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B20 서밋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며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리에서 열린 G20 회원국의 경제계 리더들이 참석하는 B20 서밋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는 또다시 복합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글로벌 경제위기는 반복되어 왔지만, 위기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글로벌 경제)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인해, 2020년 팬데믹 위기는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로 인해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이번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비용은 올라가고 공급 역량은 축소됐다”며 위기 해법을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고 정부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늘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경제 시스템을 전환해 경제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며 “기업의 투자를 제약하는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정부지출을 과감히 줄여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재정이 민간 부문을 구축(crowd-out)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학기술에 대한 R&D 투자와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현재 글로벌 여건 속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공급측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주도 성장’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디지털 전환”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디지털 기업들이 아날로그 시대의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낡은 규제를 혁신하고,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는 비즈니스 친화적 디지털 규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 직업훈련 개혁에도 착수했다.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사이버 보안과 같은 핵심 디지털 분야의 기술 개발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자유, 연대, 인권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만들고 지켜나가는 데에 전 세계가 동참해 나갈 것을 제안한 바 있다”며 “디지털 생태계는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누구나 디지털 데이터에 공정하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주도의 공급측 혁신으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민간과 정부 간 협력, 민간 부문 간의 협력 등도 조화롭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B20의 역할과 위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B20 고유의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 의제를 발굴할 뿐 아니라 B20을 매개로 하는 기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B20이 글로벌 공급측 혁신을 위한 다층적인 협력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B20 서밋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계기 출범한 민간 회의체로 경제계 시각에서 세계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를 발굴·채택하고 이를 G20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매년 재계를 대표해 B20 서밋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0년~2012년에는 우리 대통령이 참석해 세계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 정부 및 국제기구 참석자를 대상으로 세계 경제 현안 해결을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 비전을 공유했다.
올해 B20 서밋에 우리나라에서는 윤 대통령과 함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김영섭 LG CNS 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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