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시민언론 ‘민들레’와 ‘더탐사’가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족의 동의 없이 이런 명단들이 공개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추모가 되기 위해선 희생자 명단, 사진, 위패가 있는 상태에서 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유가족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이름도, 영정도 없는 곳에 국화꽃 분향만 이뤄지고 있다.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는가”라며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와 민주당 내 사고수습 대책본부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일부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안 대변인은 “억울하게 희생을 당했는데 희생자들이 국민 속에서 기억됐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것들이 대부분 공개 안 돼 답답하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안 대변인은 “그런 것으로 봐선 유가족 중에서도 실제 희생자들 명단이 공개되고 사진도 공개되며 제대로 된 추모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가진 유가족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親) 민주당 성향 인터넷 매체인 민들레와 더탐사는 이날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민들레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해 출범한 매체이며 더탐사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매체다.
이들의 명단 공개를 두고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유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매체 측은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국회에서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 당 차원의 발표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민주연구원 이연희 부원장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는 등 민주당은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매체가 실명을 공개한 이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를 공유하거나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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