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회동에서 김진표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이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기 기념 촬영후 착석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17일부터 가동된다.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과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 주요 쟁점 사항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안조정소위는 사업별 예산의 감액과 증액을 결정하는 단계로 사실상 국회 예산 심사의 최종 관문이다.
169석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639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삭감을 본격화하고 있다.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 등을 삭감해 민생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예산안 심의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보인 행태는 목불인견”이라며 “예산안을 본격 심사하기도 전에 ‘준예산’ 운운하며 설쳐대는 정부와 여당이 세상 천지에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실은 국회 예산안 심사 전에 준예산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계획을 검토했다고 한다. 집권여당 정책위의장도 준예산을 거칠게 언급하면서 대통령실의 각본에 따라 움직였다”며 “예산안의 원활한 처리를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려 벌써 준예산부터 언급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정략적”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의 국정운영을 계속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눈치만 보지 말고 집권여당답게 야당이 요구하는 민생예산 대폭 증액, 혈세 낭비성 예산 등에 대한 삭감, 초부자 감세 저지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115석의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야 공세를 펼치며 원안 사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예산 칼질을 통한 대선 불복이 도를 넘고 있다”며 “(언론)보도와 각 상임위원회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나 정부 주요 과제와 관련된 예산 중 무려 1천억 원이 넘게 감액 되거나 감액 대상에 포함된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 관련 예산은 3조4천억 원 가량이나 증액되고 증액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켜내지 못 한 탈(脫)청와대 공약을 윤석열 대통령이 이뤄낸 것이 아직도 못마땅하고 배가 아픈 모양”이라며 “청와대 개방 활용 관련 예산도 삭감했고, 용산공원 개방을 위한 예산과 대통령실 이전 관리 예산도 대부분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용산공원 관련 예산은 문재인 정부 때도 편성됐던 것인데 참으로 어이가 없다. 국민의 뜻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섰으면 새 정부가 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 이상 몽니를 부리지 말고 새 정부 성공과 대한민국 성공을 위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다음 달 2일까지인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예산안 처리가 늦춰질 경우 전년 예산에 준해 예산안을 편성하는 준예산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준예산이 집행될 경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던 각종 사업 관련 예산은 사실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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