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휴대폰 폐기 지시” 자백…배우자 “중요 물건인 지 몰라”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17일 12시 10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실혼 배우자 A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고 시켰다는 취지로 자백한 진술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증거인멸 혐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A씨에게 휴대폰 폐기를 비롯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행위를 뉘우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9월29일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통화에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수중에 있던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지고 A씨에게 연락해 동거하던 오피스텔에 보관하고 있던 또 다른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는 판단이다.

A씨 측은 “진술서 내용이 당혹스럽지만 유 전 본부장은 ‘A씨가 돌아가는 상황이나 구체적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면서 “A씨가 중요 형사사건에 사용될 증거물이란 점을 몰랐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 측은 앞서 8월 첫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그만 만나자’고 해 그날 새벽 화난 마음에 우발적으로 휴대전화를 부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A씨가 휴대전화를 부순) 당시 유 전 본부장이나 A씨가 처한 상황이 애매해서 (A씨가) 이성적 판단을 못할 처지였다 해도 형사사건을 생각하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부쉈다는 건) 납득이 안 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유 전 본부장 진술서에 A씨를 보호하려는 취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증거인멸을 자백함에 따라 A씨 측에 다음 기일 전까지 다시 한번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유 전 본부장 지시에 따라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오피스텔의 화장실에서 던져 깨뜨리고 종량제 봉투에 버려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지난 4월 약식기소됐으나 법원에 의해 정식재판에 회부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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