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수습하고 정리하는 것이 좋다”며 압박한 반면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지금은 사퇴를 운운하기 보다는 사태 수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에서 “이 장관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사퇴가) 유족들에 대한 인간적 도리인데다 국민들 간 대립도 완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불명예스럽다고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장관의 사퇴 시점에 대해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수습하고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 장관이 잘못했다기보다도 그러는 것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며 사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지금은 행안부 장관의 사퇴를 운운하기보다는 진실 규명, 대안 마련, 사태 수습에 국정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지금 장관이 물러나면 새 장관을 임명하기 위해 인사청문회 등 또 한두 달의 시간이 흘러가게 된다”고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장관도 자리에 연연하는 분은 아니라고 보고, 지금 현재 시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는 그런 생각 밖에는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담당하는 총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아마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질문에 “사실상 백지 사표를 낸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정무직은 한쪽 주머니에 항상 사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책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장관의 거취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되며 전날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 전 이 장관의 어깨를 두드리고 귀국해서 “고생많았다”며 악수한 것을 두고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의 제스처 하나하나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수고 많았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하는 표현들이고 법적, 도의적 책임에서는 피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장관의 유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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