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군사적 대응 더욱 맹렬해질 것”
한미일 공조에 ‘강대강’ 대치 분석
ICBM 등 고강도 도발 임박 관측
B-1B, 北 코앞 일본서 급유훈련
북한이 17일 한미일 3국 정상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합의를 맹비난하며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대규모 공사 정황도 포착돼 한미일 3각 공조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최선희 ‘말폭탄’ 1시간 40여 분 만에 SRBM 도발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8분경 강원 원산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SRBM 1발이 동해로 발사됐다. 미사일은 마하 4(음속의 4배), 정점고도 47km로 약 24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알섬(무인도)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KN 계열의 SRBM으로 보고 있다. 이날 도발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한미일 정상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합의에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지 1시간 40여 분 만에 이뤄졌다.
최 외무상은 6월 외무성 1부상에서 승진한 이후 첫 공개 담화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자 회담을 갖고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최 외무상은 이에 대해 “필경 이번 3자 모의판은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몰아넣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 대북공조에 핵무력을 앞세워 ‘강 대 강’ 대치로 맞서겠다는 위협인 동시에 ‘말폭탄’을 즉각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전했다.
더 강도 높은 도발의 징후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미사일 수직 엔진 시험대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정황이 민간 상업위성에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동창리 발사장은 ‘사실상의 ICBM’인 장거리로켓을 개발·발사한 곳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방문해 현대화 작업을 지시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고체연료 ICBM 엔진을 테스트하거나 미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한미 당국이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 B-1B 北 목전에서 급유훈련 등 확장억제 과시
북한의 도발 위협이 거세질수록 미국은 대북 확장억제 태세를 과시하면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B-1B 전략폭격기 1대가 최근 괌에서 일본 미사와 기지로 전개돼 신속급유훈련을 진행한 사실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16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이번 훈련은 엔진을 켠 채로 재급유한 뒤 신속히 작전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출격 후 20여 분 거리의 북한 지척에서 미 전략자산의 즉각 출동 태세를 과시해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 한미 이지스함은 이날 오전 북한 미사일 경보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북한의 SRBM 도발 직후엔 미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V) 정찰기가 중부지방에 전개돼 대북 감시에 나섰다.
또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부차관보가 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최근 발표한 핵태세보고서(NPR)와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를 우리 측에 브리핑한 뒤 북핵 위협에 대비한 다양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추가로 논의했다고 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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