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중 회담서 “北 합리적 우려”… 도발 재개에 ‘그린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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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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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북한이 17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건 중요 우방국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근 한미 정상들을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4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이달 9일 SRBM 발사 이후 8일 만의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도발에 앞서 최선희 외무상 명의 담화를 통해 지난 13일 한미일 3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군사협력 확대 등에 합의한 사실을 비난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철통같다”며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한 데 대해 최 외무상은 “우리(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중일 정상들의 공동성명 발표 당시 즉각 반응하지 않고 ‘시간차’를 둔 건 중국 시 주석의 의중을 살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은 14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대면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관한 중국 당국의 기존 입장을 소개하며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거론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 때문에 그 대응 수단으로서 핵·미사일을 개발해왔단 북한 측 주장을 사실상 대변해준 것이다.

시 주석은 또 하루 뒤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선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가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 역시 북한이 아닌 우리 측에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도 최근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자신들의 도발이 아닌 한미의 군사훈련 때문이란 등의 주장을 반복하며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5년 만에 재개하는가 하면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와 전투기 등을 동원한 공중무력시위까지 진행하며 무력도발 수위와 빈도를 높여왔다. 게다가 현재 북한은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정치적 결단만 남겨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시 주석이 공식 석상에서 ‘북한의 합리적 우려’ 등을 얘기한 건 7차 핵실험까지도 ‘그린라이트’를 켜준 것”이라며 “(중국의 전향적 접근 여부에 대해선) 사실상 아무 얘기도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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