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역할 기대” 한미일 릴레이 요청에도 ‘미지근’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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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18일 12시 59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는 한미일 3국 정상들의 연이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시 주석은 17일 현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일 양국 간 주요 현안과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약 40분 간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활발한” 핵·미사일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역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 연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결의안 표결 때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번번이 관련 논의에 제동을 걸어온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번 중일정상회담 결과 자료에서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14일) 및 윤석열 대통령(15일)과의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가 다뤄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중일정상회담에 앞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동해상을 향해 쏘며 8일 만에 무력도발을 재개한 데 이어, 18일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장거리미사일 1발을 일본 홋카이(北海)도 서쪽 해상을 향해 쐈다.

북한은 17일 SRBM 발사에 앞서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등 한미일 3국의 북핵 대응 공조를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면서 ‘더 맹렬한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단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 주석이 한미일 3국 정상을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대해 별다른 비판을 가하지 않은 사실이 “북한의 도발 재개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윤 대통령과의 회담 때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우리 정부 당국은 이를 ‘원론적’ 차원의 언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시 주석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합리적 우려”를 얘기하며 이를 “각국이 균형 있게 풀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전했다.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따른 대응 수단으로서 핵·미사일을 개발해왔다’는 북한 측 주장을 시 주석이 사실상 대변해준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간 패권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임 들어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카드’를 계속 쥐고 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이번 시 주석의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은 우리 편’이란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입장에선 ICBM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감행하더라도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은 어려우리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마쳐둔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이 되는 오는 29일 전후가 ‘중대 도발’ 시점이 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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