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정부 주요사업 예산 ‘발목 잡기’…사실상 대선불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14시 32분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주요 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사실상의 대선 불복”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9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9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언론 보도에 따르면 16일까지 9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표 예산은 8조6000억 원 증액한 반면 정부의 주요 사업 예산은 1조2000억 원 가량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압도적 다수 의석의 민주당이 몽니와 발목잡기로 본격적으로 국정을 훼방 놓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민주당은 용산 공원 조성 지원예산, 청와대 개방 및 활용 예산 등 용산의 ‘용’자만 들어가면 무조건 삭감의 칼날을 휘두르는 난폭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명백하게 노골적인 ‘국정 발목잡기’ 내지는 ‘국정 발목꺾기’“라고 날을 세웠다.

송 원내수석은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에서 제출한 82개 법안은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는 입법 발목잡기에 이어 예산 발목잡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국민들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이미 출범했고 민생을 챙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법안 처리에서 배제하는 건 사실상의 대선불복에 가깝다”며 “의석수를 앞세워 국가 예산을 정쟁화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법정기한 내 합리적·효율적 예산안 통과를 위해 적극 협조해주길 강력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재명 방탄’,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 몽니 말고는 다른 설명이 어렵다”며 “169석의 거대 야당은 나라가 망해도 윤석열 정부를 ‘식물 정부’로 만들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규탄했다.

여야는 사흘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예산소위)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행정안전부 경찰국 등 정부 주요 예산을 삭감하고 ‘이재명표’ 민생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토교통위원회는 용산공원 조성 지원 예산 303억 원을 전액 삭감했지만 임대주택 관련 예산 6조7117억 원과 주거급여 지원 1조503억 원을 증액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민주당이 각 상임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관계자는 “예산안 심사 마지막 관문인 예결위에서 최대한 정부안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결위원장과 예산소위원장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야당의 독주를 막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부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지만 민주당이 표결에서 부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사상 최초로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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