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진상 뇌물 혐의 등 3시간 PT… 정 “군사정권보다 더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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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428억 뇌물 약속받아” 정진상 측 “일방 진술”
정진상 ‘대장동 특혜’ 혐의 영장심사

영장심사 출석한 정진상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정 실장이 
공개적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영장심사 출석한 정진상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정 실장이 공개적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특혜를 주고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받은 혐의 등으로 18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검찰 측은 약 3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혐의 소명에 집중했다. 검찰은 2010∼2018년 공직(성남시 정책실장)에 있었던 정 실장이 직무 관련 청탁을 받고 거액의 뇌물을 약속받는 등 혐의가 중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 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점 등을 들며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실장 측 역시 100쪽 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적극 반박했다. 정 실장 측은 검찰 측 주장이 대부분 유 전 직무대리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의 일방적 진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실장의 현재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맞섰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과 만나 “현 검찰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된다는 뜻), 삼인성호”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8시간 10분 영장심사
檢 “대장동 특혜과정 깊숙이 관여”… 정 “삼인성호” 혐의 전면부인
유동규 “부끄러운줄 알아라” 반박… 김만배-남욱, 다음주 나란히 석방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특혜를 몰아 주고,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받았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의 진술에 의존한 완벽한 소설일 뿐이다.”(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 변호인)

18일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정 실장 측은 8시간 10분 동안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정 실장은 지난달 22일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김 부원장 영장을 발부한 판사다.
○ 檢 “정진상, 주거지 불명-증거인멸 전력”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정 실장이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거주지인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를 드나든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주거지가 불명확해 도주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아파트의 폐쇄회로(CC)TV 영상 및 차량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실장이 지난해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유 전 직무대리에게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 측은 민주당 대표실 일을 맡은 후 업무가 과중해 자택에 자주 못 갔던 것이지 도주 우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 실장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수시로 보고를 받고, 주요 인허가 문건을 결재하며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수익금을 뇌물로 돌려받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실장 측은 “유 전 직무대리의 변경된 진술의 신빙성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진상 “삼인성호” vs 유동규 “부끄러움 알라”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 실장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 삼인성호”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라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검찰이 유 전 직무대리 등의 일방적 진술에 근거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을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정 실장이 조사 당시 실제 근무한 회사의 4대 보험 서류를 비롯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제시했는데도 검찰은 정 실장이 ‘이재명 변호사 사무장 출신’이라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버젓이 영장에 적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대장동 사건 공판 참석을 위해 같은 법원을 찾은 유 전 직무대리는 정 실장을 향해 “부끄러움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또 “오래된 칠판에 쓰여 있는 글씨는 잘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데, 그걸 쉽게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영장심사 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제안했고 기자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관계인이 고검이 관리하는 청사 내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자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 현관문을 폐쇄했다. 이에 기자단은 공식 항의하며 “검찰이 건물 관리 주체라 하더라도 회견을 막으려는 의도로 민원인이 드나드는 출입구를 봉쇄하는 처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 남욱-김만배 다음 주 석방, 폭로 이어질지 주목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이날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는 22일 0시, 김 씨는 25일 0시 구속기간이 만료돼 석방된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와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처럼 석방 후 이 대표와 최측근들의 의혹을 폭로하고 나설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알릴레오TV’에 출연해 “요새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그럴까. 그런 상태”라고 말했다.

#정진상#뇌물#대장동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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