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1.2%포인트 하락한 33.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 등 잇단 외교 랠리에도 순방 전 불거진 MBC 탑승 배제, 김건희 여사의 행보 등으로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4~18일 전국 성인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긍정 평가)가 33.4%를 기록했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3.8%로 전주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 간 차이는 30.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잘 모름’은 2.8%였다.
이번 조사에서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과 인천 경기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다. 대구·경북은 전주와 대비해 4.5%포인트 상승했고 인천 경기는 1.4% 포인트 상승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 평가는 보수 성향이 짙은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 65.3%를 기록하며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1.9%포인트 상승)와 40대(1.1%포인트 상승)만 상승했다. 30대에서는 전주 대비 4.0%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전주 대비 2.6%포인트, 중도층에서 1.6%포인트 하락했다. 보수층에서는 2.0%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위원은 “이번 조사에서는 아세안·G20정상회의,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회담, 네덜란드·스페인 총리 회담 등 윤 대통령이 국내외를 오간 일련의 ‘외교 랠리’가 지지율 상승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전문가들의 호평과 경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순방 전부터 있었던 ‘MBC 탑승 배제’ 및 김건희 여사 ‘빈곤 포르노’와 관련해 여야 공방 논란에 따른 성과 희석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악재를 통해 지지율 하락을 맞는 것도 아픈 대목이지만 반전을 노릴 시점이나 상황에서 오르지 못한 것 역시 아픈 대목이다. 이는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전형적인 약세 흐름, 혹은 저점에서 굳어졌을 때 보이는 현상”이라며 “이태원, 외교 모두 하나의 사안을 두고 정반대의 해석과 평가를 하는 전형적인 ‘양가감정’(兩價感情) 현상으로 양 진영의 극단적인 해석과 선택적 인용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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