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안보리 앞두고 “유감” 담화… 도발 명분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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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21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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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상. 2018.6.11/뉴스1
최선희 북한 외무상. 2018.6.11/뉴스1
북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다음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발표한 20일자 담화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을 맹비난했다. 구테흐스 총장이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했단 이유에서다.

최 외무상은 이번 담화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 그리고 모든 문제에서 공정성·객관성·형평성을 견지해야 하는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고 형편없는 한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난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성(국무부) 일원이 아닌가 착각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최근 일련의 도발에 대해선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위험한 대조선(대북) 군사공조 움직임 때문에 초래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우려스러운 안보환경 속에서 우리가 불가피하게 자체 방위를 위한 필수적 행동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 양국에 재차 떠넘긴 것이다.

북한은 지난 8일에도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한 구테흐스 총장의 성명을 ‘전면 배격’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외무상의 이번 담화는 내용상으론 구테흐스 총장을 겨냥했지만, 21일(현지시간) 오전 개최 예정인 안보리 공개회의를 앞두고 발표했단 점에서 사실상 이번 회의 소집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보리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18일 ICBM ‘화성-17형’ 발사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쏜 ‘화성-17형’은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일부러 높인 것)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날면서 최고 6100㎞ 고도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만약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다면 미국 전역을 타격하고도 남는 1만5000㎞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이번 ‘화성-17형’ 발사를 포함해 최소 8차례 ICBM을 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그간 국제사회에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로 간주돼왔으나, 올해 연이은 도발과 관련해선 안보리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 때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최 외무상의 이번 담화엔 “중국·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만일 안보리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낸다거나 다른 공동 대응을 취하기로 한다면, 북한 또한 그 ‘맞대응’ 차원에서 재차 도발을 벌일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17일 한미일 정상이 최근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등에 합의한 사실을 비난하는 내용의 최 외무상 명의 담화를 낸 뒤 곧바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고, 하루 뒤엔 ICBM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최 외무상은 이번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공식 명칭)이 명백한 대응 방향을 갖고 미국과 안보리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상기한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최 외무상의 이 같은 담화 내용은 안보리뿐만 아니라 미 정부의 독자적 대북제재 또한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오는 29일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를 전후로 추가 도발 등의 행동을 취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 또한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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