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의 큰 정치가 그립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 추모식에 참석,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민주주의의 큰 산, 김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대통령은 거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정치와 경제 양 측면에서 현대적 대한민국의 기틀을 놓았다”며 “군부독재 종식과 금융실명제 실시,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은 비로소 현대성을 획득할 수 있었고, 보편적 민주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특히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국회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이 실시한 금융실명제를 높게 평가했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 현대사는 김영삼 시대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야 하고,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정당하게 다시 평가해야 마땅하다”며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제 시행 발표는 대한민국이 비로소 보편적 시장경제 국가로 진입한다는 역사적 선언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김진표가 10년 동안 집중했던 금융실명제 도입이 마침내 마무리되었다는 선언이기도 했다”며 “당시, 저는 재무부 세제총괄심의관으로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금융실명제 도입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님께 미리 사표를 제출해놓고 과천 비밀 아파트에서 먹고 자며 일했고 비밀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금융실명제 발표 이후 가까운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엄청난 원망을 받기도 했다”며 “금융실명제로 큰 손해를 본 장인어른께서는 그날 이후 저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으셨지만 저는 대통령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의장은 또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즐겨 쓰던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인용하며 “경제와 민생, 외교와 안보, 대한민국에 위기의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으며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뼈아프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야 하며 그것이 정치와 정치인의 역할이다. 대도무문, 김영삼식(式) 큰 정치가 그립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통합의 정치, 큰 정치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는 민주주의를 이루겠다. 그리운 대통령님,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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