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임대주택 예산삭감 저지를 위한 간담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여당은 더 확대해도 모자랄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비정하게 칼질하고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재벌과 초부자들에게 무려 연간 6조 원에 이르는 특혜 감세를 추진하면서도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고통을 방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며 “공공임대 관련 예산을 확충해서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고,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 민주당이 삭감된 공공 주택 예산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최근 민생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 심사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추진 등과 관련한 발언들을 내놓으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는 21일 “민생과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인데 정부의 인식과 대응은 천하태평처럼 보인다”며 “IMF(국제통화기금) 국난 극복 당시에 무능, 무대책, 무책임으로 일관하면서 위기를 은폐하던 모습과 너무 많이 닮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져야 될 정부와 국가는 대체 어디서 뭐하고 있느냐”며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성역 없는 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려면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이 꼭 필요하다.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며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것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신의 최측근들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당이 술렁일 조짐을 보이자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도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구속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21일 검찰 수사에 대해 “위기 극복에 써야 할 국가 역량을 야당 파괴에 허비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검찰 독재정권의 어떤 탄압에서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평화와 안보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신 당 지도부가 이 대표를 엄호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1일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대한 구속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 차원의 이재명 죽이기”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죽이기, 야당 파괴 행위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22일 “야당 인사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일방적 진술만으로도 구속시키면서 대통령과 연관된 인사는 불송치되고 무죄가 되는 불공정의 나라가 됐다”며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정치 검찰과 정치 경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구속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는 21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 천화동인 1호 (일부)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 내부에선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측근들의 구속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해명하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일각에선 당헌 80조도 거론된다. 당헌 80조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도록 한 만큼 당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에 대한 징계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그냥 추상적으로 야당 탄압, 이재명 탄압이라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무엇이 사실이고 아닌지 국민한테 속 시원하게 밝혀주길 바란다”며 “이 대표는 변호사 아닌가. 정정당당하게 공소장과 구속영장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밝히고 국민들로부터 판단을 받아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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