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25일 여당 지도부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체제를 둘러싼 당내 혼란을 수습한 뒤 9월 출범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첫 만남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했다. 17일 방한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후 관저로 초청한 공식적인 두 번째 손님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6월 당시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대변인단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김 여사도 만찬 일정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1~16일 동남아 순방과 빈 살만 왕세자 회동의 외교·경제적 성과를 공유하며 후속 조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일주일 앞으로 법정 시한(12월 2일)이 다가온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핼로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그간 경찰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국회의 국정조사 추진에 선을 그어왔다. 여야가 합의한 조사 대상과 범위 등을 두고도 대통령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한 사항으로 대통령실에서는 입장이 없다”면서 “입장이 없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조사가 정쟁이 아니라 유가족이 바라는 대로 모든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조사에 대한 내부 기류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에서는 여당 지도부만 초청해 순방 성과를 공유한 것에 대해 ‘반쪽짜리’라며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경제, 민생 문제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리가 영수회담”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정치를 복원하려는, 그래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어디에서 희망을 얻고 어떤 위기 극복의 방안들을 찾을 수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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