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쿼드(Quad), 파이브아이스(Five Eyes), 오커스(AUKUS) 등 다자 동맹인 안보협의체를 통해 대중(對中) 포위망을 강화해 왔다.
쿼드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 속해 있다. 2004년 인도네시아를 덮친 대형 지진해일(쓰나미)에 대한 피해 복구 지원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 대중 견제 성격이 강화됐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파이브아이스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미국과 영국이 공산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맺은 ‘비밀정보공유협정(UKUSA)’에서 시작됐다. 이 국가들은 ‘에셜론’이란 통신감청망을 활용해 전 세계에서 수집한 군사 기밀정보를 공유해 왔다.
미국은 영국, 호주와는 지난해 안보협의체인 오커스도 출범했다. 미국은 출범 이후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의 호주 배치 계획도 공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중국을 겨냥해 적극적인 군사 공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전임 정부와 달리 외교의 중심축을 한미 동맹에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 미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쿼드 가입에 모호한 태도를 견지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추후 쿼드의 정식 가입’을 모색하겠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중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백신 등 기능·분야별 협력부터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 주도의 이들 안보협의체에 대해 “냉전적 사고의 확산으로 군비 경쟁을 선동한다”고 비난하는 등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안보협의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18일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이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긴급 요청으로 성사된 6자 안보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일본, 한국 등 6개국은 회의 이후 공동으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파이브아이스 중 영국을 제외한 4개국과 한국, 일본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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