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차례 나와 가족 계좌 확인… 이렇게 털면 계좌 닳아 없어질 것”
‘친명’ 정성호 “李, 유감 표명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검찰을 향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그동안 자신의 ‘사법 리스크’ 논란에 대해 언급을 피하던 이 대표가 검찰의 계좌추적 압박 속에 이례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종료되기 직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웬만하면 얘기하지 않으려 했는데,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정된 모두발언 땐 민생 관련 메시지만 읽었다.
이 대표는 “제가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나 가족 계좌는 얼마든지 확인하라고 공개 발언했고, 그걸 근거로 검찰이 수차례 저와 가족의 계좌를 확인했다”며 “재산신고도 했고, 출처도 명확히 밝힌 건데 이제 와서 마치 문제 있는 것인 양 얘기하는 건 쇼”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도 적당히 해야지, 연기 능력도 엉망인 데다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 털다 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거 같다”며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 또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인데 마치 동네 선무당이 동네 굿하듯 꽹과리를 쳐 가며 온 동네 시끄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영장 없이 (수사) 하는 것에 동의한다. 언제든지 털어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의 책 소개 코너 ‘알릴레오 북스’ 영상에서도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하다” “없는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새로운 방식의 국가 폭력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표적을 정해놓고 맞춰 수사한다” “모든 것을 칼로 해결하는 무신 정권 같다” 등 정부와 검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날선 반응을 보인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는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섰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해 소환하는 시점에 이 대표가 (유감 등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구체적 해명을 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선을 그은 지 이틀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
역시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22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反)나치 운동가인 마르틴 니묄러 목사가 쓴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읽었다. 과거 나치가 유대인 등을 탄압할 때 침묵했던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누구든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당이 단일 대오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