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사진)가 연일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 등에 대한 증언을 쏟아내면서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에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남 변호사의 증언이 대부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서 들은 말을 옮기는 ‘전언’ 형태인 탓에 증거로 인정될지 여부에 대해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21일과 25일 열린 재판 증인신문에서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 “(지분 용처는) 네 번의 선거와 노후 자금” 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남 변호사의 증언이 대부분 ‘김 씨 또는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들었다’는 전제를 달고 있어 증거 능력에 대한 의문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김만배나 유동규 등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다면 원칙적으로 남 변호사의 증언은 증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라며 “향후 김 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남 변호사 진술의 증거 가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른 증인들의 증언 및 객관적 사실관계와 남 변호사의 증언이 일치할 경우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전문증거라 해도 상당히 구체성을 갖추고 일관되게 이어진다면 판사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남 변호사의 증언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 관련 증언이 이어질수록 의혹의 실체를 밝히라는 수사 명분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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