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열병식~지난달 18일 시험발사까지 10기 모두 일련번호 달라
올해만 6기 시험발사, 나머지 4기도 추가 테스트 나설 듯
복수 개발팀 가동해 시행착오 최단시간 개선해 전력화 가속화 관측
2020년 10월 열병식에 첫 등장한 이후 지난달 18일 시험발사 성공까지 북한이 제작한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최소 10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6기 가량을 시험발사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4기도 성능 검증을 위한 추가 발사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동아일보 분석결과 북한이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올해 4월 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각 4기씩, 총 8기를 공개한 화성-17형의 동체에 새겨진 일련번호는 모두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해 3월 24일과 11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2기의 화성-17형의 동체 일련번호도 과거 열병식에 등장한 8기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은 최소 10기 가량의 화성-17형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그간 공개한 화성-17형의 동체에서는 ‘ㅈ’으로 시작하는 8자리 숫자의 일련번호가 식별돼왔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지금까지 관영매체 등을 통해 공개한 것 외에도 화성-17형을 추가로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2월 27일과 3월 5일 우주발사체 위장 발사와 김 위원장이 9살난 딸을 대동하고 참관한 11월 18일 시험발사까지 북한이 올해 6차례에 걸쳐 화성-17형(6기)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4기도 단 분리 및 정밀유도조종 등 비행성능을 보다 정교하게 검증하기 위한 추가 테스트에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11월 3일 발사 후 최종 탄두부가 비행 도중 추락한지 불과 보름만인 11월 18일 화성-17형의 재발사에 성공한 것은 김 위원장의 지시로 복수 개발팀을 가동해 발사 실패를 초래한 기술적 오류를 최단 시간에 개선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주요 전략 전술무기를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 복수의 개발팀을 가동해 상호 경쟁을 통해 전력화를 앞당기는 방법을 채택해왔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의 시행 착오나 기술적 결함을 즉각적으로 수정함으로써 완벽한 성능을 구현하고 이른 시기에 실전배치를 이뤄왔다는 얘기다.
북한판이스칸데르(KN-23)나 북한판에이테킴스(KN-24)와 같은 전술핵 장착이 가능한 KN 계열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2, 3년만에 개발 및 전력화될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성-17형도 이같은 방식을 적용해 2개 이상의 개발팀을 꾸려서 최소 10기 가량의 동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제작한 뒤 올해 잇달아 시험발사를 시도한 끝에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수 있는 위력 과시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화성-17형이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첫 공개 이후 불과 2년 1개월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점에서 북한 ICBM 기술력의 결정판이라고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최근 신설한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우주군사령부에 북한 미사일에 조기 대응하기 위한 민관 통합 정보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군 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공군협회 소속 미첼인스티튜트가 주최한 포럼에서 “북한의 모든 미사일 활동과 관련해 최대한 많은 경보를 줄 수 있도록 탐지체계의 통합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 협력국에 가능한 한 가장 빠른 경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조합을 찾고 있다”며 “통합 탐지체계에 민간 시스템을 포함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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