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정권 수사에 직접 등판은 무리한 檢수사 반발·현 정부 경고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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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검찰의 전 정부 인사 수사와 관련해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검찰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구속영장 청구 등을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수사로 규정하고 반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문 전 대통령이 그간 전 정부 인사 수사와 관련해 말을 아껴온 것을 감안하며 이번 입장문은 이례적인 것이다. 이는 전 정부에 대한 현 정부의 전방위적 감사와 수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청와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자신이 서해 피격 사전에 대해 최종 승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 통치권자로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정당한 통치권을 행사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전 원장 등 안보 관련 책임자의 보고에는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며 “당시 안보 부처들은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와 정황을 분석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실을 추정했고, 대통령은 이른바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단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정권이 바뀌자) 결론만 정반대가 됐다”며 “(결론이 바뀌려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돼야 한다.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 발표가 조작됐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안보 사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등판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부각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윤 의원은 “지난번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한 무리한 구속영장청구가 구속적부심으로 인해 풀려나지 않았냐”며 “그 이후에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일이 있었고 내일(2일) 실질 심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입장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와 지난한 과정을 통해 윤석열 검찰의 무리한 정치보복 수사에 대해 많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임 정부에 대한 무리한 정치보복성 수사를 자행하는 것에 대한 생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권에서는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수사가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통보했다가 반발이 이어지자 철회한 바 있다.

감사원과 검찰에서 계속해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가 메시지 등의 향후 대응 방향이 주목받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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