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 번복을 비판한 것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라며 발언을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사건의 본질은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된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안보 사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자기가 대통령일 때는 충견(忠犬)처럼 마구잡이로 물어 흔들던 검찰을 퇴임 후에 그 짓 못 하게 하려고 검수완박법까지 만들었는데, 서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니 이젠 겁이 나나 보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다. 늘 그 자리에서 권력을 누릴줄 알았나”라며 “재임 중 감옥 보낸 보수 우파 인사들 징역을 계산해 보면 수백 년이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의 본질은, 죄가 없는데도 전임 정부를 괴롭히고야 말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거도 없는 정치 보복이야말로 훗날 스스로의 목을 겨누는 칼날이 될 것”이라며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라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씀도, ‘늘 그 자리에서 권력을 누릴 줄 알았나’라는 통찰도 고스란히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게 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근거도 없이 짜 맞추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 바로 윤석열 정부 검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누구보다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싶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셨다. 정부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투명하게 국민께 설명하라 하셨던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속영장 청구로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검찰의 옛 버릇에 대해 법원이 상식적 판단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서면 조사를 통보받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댓글 0